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새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급증한 반면 기존 아파트 거래는 크게 줄면서 ‘분양권과 기존 아파트 시장’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분양권 거래가 늘어난 지역에서 기존 아파트 거래 감소는 더 크게 나타났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분양권 거래는 지난해 동월보다 46% 늘어난 967건을 기록했다. 전달 대비로도 10%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마곡지구가 포함된 강서구가 161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4월보다 890%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전매제한이 끝난 마곡지구 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왕십리뉴타운이 포함된 성동구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한 137건으로 뒤를 이었다.
최성헌 부동산114 연구원은 “지난해 분양시장 호황으로 올해 전매제한이 풀린 아파트 물량이 크게 늘어나 강서구 마곡지구를 비롯해 위례신도시·북아현뉴타운·신길지구 등 신도시·뉴타운·재개발 지역에서 분양권 거래가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4월 기존 아파트 거래는 8,591건을 기록했다. 올 3월(7,080건)보다 소폭 늘었지만 전년 동월(1만3,721건)에 비해서는 37%가량 줄었다. 특히 분양권 거래가 증가한 상위 8개 구 중 서대문구를 제외한 나머지 구에서는 기존 아파트 거래량이 30~50% 감소했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분양권 거래가 많은 지역에서 기존 주택거래 감소 폭이 큰 것이 특징”이라며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분양권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기보다는 거래 가능한 물량 자체가 늘어난 것이 주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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