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백화점·면세점 등 롯데그룹 유통 채널에 입점하기 위해 ‘제2롯데월드’ 신축의 열쇠를 쥐고 있던 공군 등에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확대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3일 군납 비리와 정 대표 로비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브로커 한모씨를 체포하고 그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한씨는 특정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군 관계자들에게 납품 로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정 대표가 한씨를 고용해 자사 브랜드샵이 롯데 계열 유통채널에 입점할 수 있도록 제2롯데월드 신축을 반대한 공군 등에 로비를 벌인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 대표가 최근 체포영장이 발부된 브로커 이씨를 비롯해 또 다른 브로커 박모씨를 동원해 롯데 측과 서울메트로 등에 로비를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네이처리퍼블릭 본사와 정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최모(46) 변호사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브로커 이모씨를 검거하기 위한 인원도 확충했다. 검찰은 확보한 네이처리퍼블릭의 회계 장부 등을 분석해 정 대표가 로비에 회삿돈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가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은 그동안 롯데가(家) 인사가 대표로 있는 B사를 통해 백화점 등 롯데그룹 유통채널에 입점했는데 항상 알짜배기 장소에 자리를 잡아 뒷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며 “정 대표가 여러 브로커를 동원해 다양한 곳에 로비활동을 벌여온 정황을 검찰이 포착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현덕·진동영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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