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사는 사람들에게 집값의 100%를 빌려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FT는 “바클레이스가 내놓은 이번 상품은 다른 은행들이 대출자에게 받는 5~10%의 보증금도 요구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0% 모기지 상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출자들은 바클레이스 모기지 상품을 통해 2.99%의 고정 금리로 최대 50만파운드(약 8억3,942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다만 바클레이스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자 가족이나 후견인이 은행 계좌에 집값의 10%를 현금으로 넣어놓아야 돈을 빌려줄 방침이다. 즉 보증금 대신 보증인을 내세우라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주택 마련을 위해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자식들이 늘어나 이번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생애 첫 주택구입자의 35%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이 중 20%는 이를 갚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부모가 보증금을 대신 내주기보다 은행에 계좌를 따로 만들고 이 계좌를 자녀의 모기지와 연동하자는 것이다. 바클레이스는 부모나 후견인이 예치한 현금에 대해 1.5%의 이자를 지급할 방침이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자녀의 주택 구입에 대한 부모의 자금지원이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영국 보험사 L&G는 올해 자녀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 부모가 대출받는 금액이 50억파운드(약 8조3,93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전체 모기지 대출의 25%에 해당한다.
바클레이스의 100% 모기지 상품 출시가 저금리로 수익악화에 빠진 은행들이 위험대출을 늘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FT는 “주요국 은행들이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윤창출을 위해 은행들이 위험대출을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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