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소리는 감정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내는 것입니다. 바이올린 연주는 몸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을 몸에 실어 하면 안 되고 그것을 분리해야 합니다.”
바이올린 거장의 ‘한 수’ 지도에 한국의 청년 음악도들은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핀커스 주커만(68)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코스모스악기홀에서 열린 마스터클래스에서 음악도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며 감정과 움직임의 절제를 강조했다. 이번 마스터클래스는 주커만이 한국 음악도들을 위해 그의 아내이자 첼리스트인 어맨다 포사이스와 함께 재능기부로 마련했다.
이들은 경기문화의전당이 최근 개최한 경기실내악축제 연주차 방한했다. 경기문화의전당의 유망 예술가 발굴 프로그램인 ‘경기 영아티스트 시리즈’ 참가자 등 5명이 각기 20∼30분씩 두 사람에게 개인지도를 받았다.
그는 “바이올린 연주 방법을 터득하려면 몇 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이는 우리의 뇌가 이성과 감정의 두 영역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터클래스에는 거장에게 배우기 위해 청강생과 부모 등 50여명이 몰려 열기가 뜨거웠다. 첫 참가자인 김여경(서울대 대학원)씨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면서 몸을 많이 움직이자 주커만은 자신이 앉아 있던 의자를 무대 중앙에 놓더니 그 위에 올라가 연주하도록 지도했다. 그는 “몸에 힘이 들어가고 많이 움직이게 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의자 위에서 움직이면 떨어질 수도 있으니 아주 효과적인 팁”이라고 말했다. 주커만은 홀을 가득 메운 학생들에게 “홀 전체에 들리도록 크게 연주하라”며 “연주에 이야기를 만드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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