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당정협의’ 직후 “검찰 수사가 끝난 뒤 청문회 개최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야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제적으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서자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고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이전과 달리 필요하면 국정조사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은 “검찰 수사 중에 청문회를 열면 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고 국회가 검찰보다 명확한 실태를 밝혀내기는 힘들다”면서 “이후에도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관련법 개정이나 야당이 요구해 온 특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20대 국회 개원 이후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19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논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3당 신임 원내지도부가 구성되고 만난 자리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오는 9일 열리는 환노위에서 가습기 피해자 특별법을 논의하게 되는데 이날 단일안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며 “20대 국회 들어가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대 국회에서는 더는 특별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또 야당이 요구한 소비자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징벌적손해배상제 관련 법안, 제조물책임법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정은 이밖에 피해 진단 판정기준을 신속히 마련하기 위해 피해조사 기관을 다른 병원으로 확대하고 정부가 직접 역학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소관 부처를 현재 환경부에서 총리실 산하로 격상하고 내년 말까지 소독제와 살균제 등 살생물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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