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드라마, K팝 등 우리 문화콘텐츠가 전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이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키기 위한 정책 수립에 나셨다. 문화콘텐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OSMU(One Source Multi Use)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이 발달하기 이전 문화콘텐츠는 하나의 장르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했다. 하지만 현재의 문화콘텐츠는 상호 연결되어 있다. 과거 소설과 만화는 인쇄물로 읽혔고 영화는 극장에서 관람했다. 하지만 지금은 소설과 만화가 인기를 얻으면 출판시장 뿐만 아니라,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이는 다시 제조업과 결합해 캐릭터 상품으로 생산된다. 연극, 뮤지컬은 물론 심지어 게임과 테마파크 등 새로운 놀이문화까지 만들어내며 다른 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OSMU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나의 원천 소스를 토대로 다양한 사용처를 개발해 내며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OSMU는 문화콘텐츠산업에서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다. OSMU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다. 최근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 대한 전세계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시빌워’는 국내 개봉 10일 만에 73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현재까지 월드와이드 약 7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시빌워’는 마블 코믹스의 만화가 원작이다. 엑스맨, 스파이더맨 등 슈퍼히어로 만화를 책과 잡지로 판매해 온 기업인 마블은 1990년대 중반 출판만화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위기에 직면했었다. 그러다 최근 영화로 제작되면서 제2의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마블의 부활 전략은 캐릭터를 찾아내 OSMU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마블의 캐릭터는 처음에 만화에서 소개됐지만 이후 영화, TV시리즈, 애니메이션, 디지털만화,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되며 수익 창출을 일궈내고 있다.
‘시빌워’는 극장 밖에서도 인기다. 국내 멀티플렉스 3사에서는 ‘시빌워’와 관련된 상품을 내놓았다. 팝콘세트에 피규어와 탑퍼(도장)을 끼워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 유명 제과점과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는 ‘시빌워’와 관련된 마블 한정판 아이스크림과 헤드셋, 그리고 케이크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시장도 영화 개봉에 맞춰 게임을 업데이트 했다. 하나의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든 후 이를 다양한 분야, 장르, 매체로 변주하며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OSMU의 전형적인 사례인 것이다. 잘 만들어진 OSMU 문화콘텐츠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 문화콘텐츠는 이러한 OSMU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K팝이 중국과 동남아지역 국가에 수출되고 있지만 해당 콘텐츠에 출연한 배우와 가수만 수익을 창출할 뿐 이를 다른 산업영역으로 확산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관광, 화장품, 패션, 휴대전화, 자동차 등 다른 산업영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는 적극적으로 OSMU전략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산업 연구소장(영화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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