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담뱃값 인상 등 금연정책에 힘입어 30%대로 떨어졌다. 이는 흡연율 공식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만 19세 이상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2014년 43.1%에서 지난해 39.3%로 떨어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성인남성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2005년 50%대, 2008년 40%대로 떨어졌다.
복지부는 오는 2020년까지 흡연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29%로 낮추기 위해 강력한 비(非)가격 금연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행정자치부와 협력해 올해 담배사업법·건강증진법 등을 고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담배 판촉활동을 금지하기로 했다. 담배 구매자에게 가격을 깎아주거나 선물·쿠폰을 주는 행위, 판매점·술집·클럽에 차양·햇빛가리개 등을 제공하거나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행위 등이 그 예다.
소매점 내 담배광고 금지구역도 우선 초중고교 주변 50m 내 ‘절대 정화구역’에서 시작해 200m 내 ‘상대정화구역’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가격인상 효과를 상쇄하는 20개비 미만 소량포장 담배 판매금지도 법제화된다.
최근 흡연자들 사이에서 사용률·구매율이 급증한 전자·캡슐담배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에 대한 담뱃세·담배부담금 부과기준을 부피에서 니코틴 함량으로 바꾸고 성분관리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세금 등을 줄이려고 고농도 니코틴 용액과 이를 희석하면서 향을 내는 가향제 용액을 분리 판매하는 부작용, 희석과정에서 화상을 입거나 고농도 니코틴 흡입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전자담배는 최근 1년 새 성인남성 사용률이 4.4%에서 7.1%로, 성인여성은 0.4%에서 1.2%로 높아졌으며 사용자의 90%는 궐련도 피운다.
캡슐담배는 가향물질의 유해성, 청소년 흡연 기호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 뒤 2018년까지 규제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캡슐담배는 캡슐 형태의 가향제를 필터에 끼워 넣는 제품인데 최근 3년 새 판매 비중이 0.1%에서 8.3%로 높아졌다.
정부는 의무복무 중인 군 장병에게 군의관을 통해 금연치료를 지원하고 장기 흡연자의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 2018년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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