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심해지면 청년들의 불안감은 자연스레 높아진다. 대학 전공과 취업의 연관성 여부는 불안을 부추긴다. 고학력 실업자라면 자신의 대학 전공이 취업에 부적합(?)하지 않은지, 대학 입학 때부터 선택을 잘못하지는 않았는지 하고 초조해하기 십상이다. 특히 인문계열 학생의 걱정이 크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인구론(인문계 대학 졸업생의 90%는 논다)’이라는 신조어가 퍼질 정도다.
메가스터디 창업 멤버 출신으로 교육 전문가이자 교육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범씨는 “하나의 전공으로 직업을 선택하고 평생 가겠다는 것은 욕심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이는 한 가지 기술만으로 인생을 끝까지 꾸려나가겠다는 생각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그의 고언이다. 이씨는 “현재 대개의 직업은 하나 이상의 기술, 즉 ‘스킬 세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령 의사도 자신의 과목 말고 다른 과목을 공부해야 할 때가 있으며 개업을 한다면 경영과 회계까지 배워야 한다. 다른 전공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전문성 외에도 외국어 같은 언어 능력, 동료를 설득하고 조직을 이끌어내는 사회적 ‘스킬’ 역시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전공 하나로 끝나지 않는 것이 직업의 세계이기에 다른 능력을 겸비하려는 노력으로 불안을 잠재우라는 조언이다. 사회 구조가 과거보다 더 복잡해지면서 구직자에게 한층 복합적인 지식과 능력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동영상 주소 http://tvpot.daum.net/mypot/View.do?ownerid=ldkWkSZRSBw0&clipid=74909857)/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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