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근무하는 대한항공 지점장이 술에 취해 경찰관을 폭행했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제때 보고하지 않았다.
부산중부경찰서는 13일 대한항공 지점장 이모(51)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달 10일 새벽 당직근무를 하던 박모(31) 경장의 넥타이를 잡고 15m 가량 끌고 가면서 제복 단추와 견장을 떨어뜨리고 손으로 얼굴을 할퀴고 욕설까지 퍼부었다. 이 소동으로 박 경장은 목에 찰과상을 입었다.
당시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었던 이씨는 택시기사가 신고 후 자리를 뜨자 박 경장에게 폭행을 휘두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를 공무집행방해로 불구속 입건했지만, 상부인 부산경찰청에는 보고 하지 않았다. 중부경찰서 측은 사안이 가벼워 보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의혹이 있다. 이씨가 범행 다음 날 경찰서에 찾아와 ‘입건 사실이 회사에 알려지면 징계를 받는다’며 선처를 호소했고, 경찰서로 이씨 사건을 외부에 알려지 말아 달라는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중부경찰서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사건 담당 경찰 간부에게 박 경장 사건과 관련해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는 전화가 여러 통 온 것은 사실”이라며 “사안이 가벼워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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