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칼럼을 연재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었습니다. 아직은 대중화되지 않은 승마에 대해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알릴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한 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경험을 통해 느낀 점과 전문가들의 힘을 빌려 노력했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는 많은 분들의 인사는 큰 힘이 됐습니다.
승마는 말과 함께하는 운동입니다. 똑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도 환경과 개인의 경험이 다르다면 서로 부딪치는 경우가 많은데 말과의 소통은 정말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래서 승마가 매우 어려운 스포츠라고들 합니다. 소통·커뮤니케이션 같은 수단을 승마에 대입하면 교감이나 공감대라는 단어로 표현됩니다. 사람뿐 아니라 말과 함께 노닐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감입니다. 교감을 위해서는 말과 승마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합니다. 운전을 배울 때나 통기타를 배울 때에도 기본 지식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죠. 승마에서는 말을 이해하면 그 녀석을 타고 있는 ‘나’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의 깊은 이해는 더더욱 깊이 승마의 세계로 가는 토대가 됩니다. 승마는 말에 대한 이해로 시작해 말에 대한 이해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지금까지 배웠던 것들을 잠깐 정리해볼까요.
다시 반복하지만 승마의 첫걸음은 말에 대한 이해입니다. 말과 함께 걸어보고 안장을 얹거나 말을 씻기기도 하면서 말의 성격을 알고 상호 신뢰를 쌓은 뒤 말에 올라타야 합니다. 올라탈 때에는 말이 민감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왼발을 등자에 걸고 갈기를 잡은 채 매끄러우면서도 신속하게 올라타도록 합니다. 처음 말 위에 앉으면 생각보다 높아 어색하고 불안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천천히 걸어봅니다. 다리와 고삐 등 다양한 신호를 주면서 가장 느린 걸음인 평보를 연습합니다. 점차 실력과 용기가 생기면 속도가 빠른 속보, 따그닥 달리는 구보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승마의 기본은 다양한 보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보법은 세부적으로 나뉩니다. 이런 기술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기승자의 실력과 함께 말과의 교감이 중요합니다. 다리, 그리고 고삐를 쥐고 있는 손, 체중 이동 등 다양한 신호들을 활용해 동시다발적으로 말과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온몸으로 잘 표현할수록 고수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기승자의 마음가짐이나 자세, 말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등을 그동안 소개했습니다.
승마의 기본 지식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기억하고 잘 지킨다면 승마장 교관의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말을 타는 과정에서 어렴풋이나마 감이 올 것으로 믿습니다. 평생 안전하고 재미있게 승마를 즐기는 데에 토대가 될 것입니다.
프랑스나 독일 등 승마 선진국의 교수법을 살펴보면 1,000가지 이상의 기술이 있다는데 평생 익혀도 100가지 기술도 익히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말과 재미있게 노는 승마의 묘미는 다양한 기술에 있습니다. 기본 지식을 토대로 말과의 교감을 통해 기승자의 의도대로 표현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그동안 미흡한 글을 애독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000일간의 승마표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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