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동한 뒤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간 분기별 회동 정례화 등 6개 사항에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3당 대표와 분기 회동 외에 필요하면 더 자주 만날 것”이라며 적극적인 소통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변재일 정책위의장,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회동 직후 △3당 대표 회동은 분기마다 1회씩 정례화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 간 민생경제 현안 점검회의 조속 개최 △안보상황과 관련한 정보공유 노력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해 국회서 여야정협의체 구성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허용하는 방안 모색 △정무장관직 신설 검토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6면
회동 직후 우상호 원내대표는 “할 말을 충분히 다 했다”며 “성과도 있었고 한계도 있었다. 협치에 의미있는 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협치 가능성을 확인했다. 크게 만족한다”고 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몇 가지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며 긍정에 무게를 뒀다.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3시1분부터 1시간22분간 회동했다. 이날 회동은 박 대통령과 20대 첫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대면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청와대와 국회가 국익을 위해 정쟁만 벌이지 말고 소통하고 협치해야 한다는 총선의 민의가 더 많이 반영됐다. 박 대통령은 본격적인 회동에 앞서 이날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밝은 표정으로 1분가량씩 서서 대화하는 가운데 취미나 특기 등을 화제에 올리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회담결과에 대한 긍정평가를 예고한 듯 했다.
본격 회동에서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는 일자리 등 민생경제 문제와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필요성, 북핵 위기 대응 등에 대한 초당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원인 규명에도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봤다. 야당 지도부들은 기존처럼 반대를 위한 반대로 무조건 국정수행의 발목잡기는 하지 않겠다면서 박 대통령이 국회나 야당을 동반자적 관계로 인식하면 국정에 협조할 것은 하겠다고 적극적인 협치 의지를 보였다.
구체 해법에서 이견도 노출됐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가운데 우상호·박지원 원내대표는 노동4법 처리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노사 합의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충분한 활동기간을 보장하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 개정 문제 등을 놓고도 이견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문제와 관련해 “해결책을 보훈처에서 찾도록 지시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아 깔끔하게 합의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첫 회동인 만큼 서로 할 말을 하는 자리였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소통을 위해 노력한 게 보이는 만큼 두 번 세 번 만나다 보면 이견이 큰 쟁점에서도 서로 절충점을 찾아가는 진정한 협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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