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간 중 해외에서의 카드 사용액 증가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일 수도 있다. 국내 거주자들의 해외소비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급증 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수진작을 위해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했는데 해외 소비, 그것도 경쟁국에서의 소비가 더 늘면 임시공휴일 지정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기간 일본에서의 카드 사용액은 44.1%나 급증해 다른 국가 증가율을 압도했다.
물론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내수진작 효과도 작지 않았다. 이 기간에 일반음식점 결제액은 21.9% 늘었고 고속도로 휴게소는 36.8%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도 경북지역에서의 사용액이 15.1%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카드 사용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면세점 사용금액이 40% 늘고 이용 건수도 27%나 증가했다는 것은 임시공휴일이 급박하게 결정됐음에도 해외로 나간 사람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여행객들이 국내보다 해외로 나가려고만 하면 내수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해외여행객은 1,930만명을 넘어섰고 이들이 해외에서 지출한 돈은 26조2,700억원에 달했다. 이 금액의 절반만 국내로 돌려도 내수시장 곳곳에 온기가 돌 수 있다. 여행객들이 자발적으로 해외여행과 소비를 국내로 돌리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정책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임시공휴일을 늘린들 제대로 된 내수진작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