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로 활동하는 진중권(53) 교수가 가수 겸 화가 조영남(71)씨의 ‘그림 대작’ 의혹에 대한 견해를 SNS를 통해 밝혔다.
17일 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조영남 대작 사건. 재밌는 사건이 터졌네”라며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는데, 오버액션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컨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또 “앤디 워홀은 나는 그림 같은 거 직접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그림이 완성되면 한 번 보기는 했다고 한다. 미니멀리스트나 개념미술가들도 실행은 철공소나 작업장에 맡겼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컨셉트를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컨셉트를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다”라며 “하지만 미술에 대한 대중의 과념은 고루하기에 여론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그림 대작 의혹과 관련해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작품 하나에 공임이 10만원이라는 부분”이라며 이에 대해 “(공임이)너무 짜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또 “일단 원칙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는데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애매하게 경계선 양쪽에 걸리는 거시기한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건 좀 복잡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일단 ‘사기죄’라는 죄목을 제쳐 두고 조영남씨의 ‘관행’에 대해 두 가지 정도를 지적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이날 무명작가 A씨(60)가 조영남의 그림 300여점을 8년간 대신 그려줬다는 제보를 받고 조영남의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을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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