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새누리당의 재고 요청에도 불구하고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으로 부르는 방식을 유지하기로 한 것을 놓고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승춘 보훈처장이 청와대의 지시를 안 받아들인 건 분명하다”며 “보수의 영웅이 되고 싶은가 보죠”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의 지시도 안 받고 혼자 영웅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느냐”며 해임촉구결의안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최정식 보훈처 홍보팀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합창 방식이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다”이라며 “따로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결정 번복을) 기다려 볼 것”이라면서도 “벽에 부딪힌 듯한 절망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보훈처를 향한 비판은 새누리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비박계인 이혜훈 당선자는 “보훈처장이 대통령 말씀을 귓등으로도 안 들은 것”이라고 공격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기념곡 지정과 관련해 “국론 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 일각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훈처가 결정을 번복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올해도 5·18 기념식은 반쪽자리 행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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