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여야정 첫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2야가 성과연봉제·구조조정·누리과정 등 정부의 핵심 정책 뒤집기에 본격 나섰다. 정부와 여당 역시 4·13총선 이후 야대(野大)로 바뀐 정치지형에 이 같은 흐름을 수용하는 분위기여서 주요 정책의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김광림, 더민주 변재일,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제1차 여야정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열고 경제현안을 논의했다. 여야 3당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지난해 노사정 합의대로 도입 기준을 마련하고 노사 합의로 도입을 진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밝혔다.
3당은 또 정부에 강압적인 성과연봉제 도입 같은 불법 논란이 있음을 지적했으며 이에 대해 정부 측은 “불법과 탈법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현재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호봉제 폐지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여야정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시 재정이 상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 ‘재정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표현했지만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하기보다 사실상 정부가 국채발행 등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재정투입을 더 확대하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정부는 건전재정을 이유로 IMF 외환위기 때와 같이 기업 구조조정에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꺼려왔다.
여야 3당은 유아 무상보육(누리과정) 예산 논란과 관련해 올해 보육대란이 예상되는 만큼 중앙정부가 조금 더 ‘재정적 책임’을 지고 대책을 마련해 다음 회의에서 보고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올해 예산은 시도 간 형평성 문제 등이 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변했지만 회의 직후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기자와 만나 “올해는 입장을 바꾸기 어렵지만 내년 이후에는 해결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야정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월 1회 정례화하고 2차 회의는 6월 둘째주에 개최하기로 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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