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치권이 거대 담론에만 빠져 생활 속의 미세한 부분들을 놓치는 사이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과 같은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묻지마 살인’ 방지법을 20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나선 심재철(사진) 새누리당 의원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을 하나씩 개선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진정한 역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심 의원이 법안 발의를 약속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다중이용시설의 업태나 규모와 상관없이 남녀 공중화장실의 분리를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30대 남성 김모씨는 지난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의 한 주점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해 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다.
현행 공중화장실법에 따르면 2004년 1월 이전 설치된 공중화장실이나 연면적 3,000㎡ 미만의 건축물에는 남녀 공중화장실의 분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심 의원은 “남녀 공용화장실은 성범죄나 강력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출입할 당시부터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며 “20대 국회에서 어떤 상임위를 담당하게 되든 묻지마 살인 방지법을 반드시 발의해 다시는 강남역 살인 사건과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서울시 역시 묻지마 살인 사건을 계기로 남녀 공용 화장실을 전수조사하고 남녀 화장실을 분리 설치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관련법 개정을 국회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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