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광은 영국의 거장 감독 켄 로치(80)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에게 돌아갔다. 한국영화로서는 4년 만에 경쟁 부문에 진출, 수상 기대감을 모았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아쉽게도 무관에 그쳤다.
22일(현지시간) 오후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69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이로써 켄 로치 감독은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 이어 생애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됐다. 지금까지 두 번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은 장 피에르·뤽 다르덴 형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에밀 쿠스투리차, 이마무라 쇼헤이, 미하엘 하네케 등 7명에 불과하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평생 목수 일을 하다 건강 문제로 일을 못하게 된 다니엘 블레이크가 실업보험을 받기까지 애쓰는 과정을 그리며 영국 관료주의와 복지제도의 맹점을 비판한 영화다. 켄 로치는 “우리가 사는 세계는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는 우리를 파국으로 몰고 갔던 신자유주의에 의해 추동된 긴축정책이라는 위험한 프로젝트에 사로잡혀 있다”며 사회 비판적인 수상소감을 밝혔다.
2등 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칸의 총아’로 불리는 캐나다의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이 수상했다. 불치병에 걸려 가족을 떠나 전 세계를 떠돌던 작가가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와 가족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한국영화로 4년 만에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아쉽게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올해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황금종려상 =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켄 로치, 영국)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 = 단지 세상 끝에서(It’s Only the End of the World)(자비에 돌란, 캐나다)
△감독상 = 크리스티안 문주(작품 ‘바칼로레아’, 루마니아), 올리비에 아사야스(작품 ‘퍼스널 쇼퍼’, 프랑스) 공동 수상
△심사위원상 = 아메리칸 허니(American Honey)(앤드리아 아놀드, 영국)
△각본상 = 세일즈맨(The Salesman)(아쉬가르 파르하디, 이란)
△여우주연상 = 자클린 호세(작품 ‘마 로사’, 필리핀)
△남우주연상 = 샤하브 호세이니(작품 ‘세일즈맨’, 이란)
△단편상 = 타임코드(Timecode)(후안호 히메네스, 스페인)
△황금카메라상 =디빈(Divines)(우다 벤야미나, 프랑스)
△주목할 만한 시선상 =올리 메키의 가장 행복한 날(The Happiest Day in the Life of Olli Maki)(유호 쿠오스마넨,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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