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내전 중인 이슬람 원리주의 집단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물라 아흐타르 무함마드 만수르가 미군의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고 미 국방부가 발표한 가운데 탈레반 측이 사망 사실을 확정했다.
탈레반 측은 22일 사망 사실이 보도되자 “만수르와 휴대전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공격을 우려해 전화기 전원을 꺼 놓은 적도 있다”며 사망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밤 복수의 탈레반 고위 관계자들은 “만수르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또 그룹 지도자들이 만수르 후계자를 지명하기 위해 파키스탄 휴양도시인 퀘타에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언론은 만수르가 파키스탄 국경 근처에서 무인기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고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바 있다.
아프간 정부는 만수르의 사망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한 고위 관리는 “만수르가 더는 살아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만수르는 작년 7월 말 전임 최고지도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 사망 후 탈레반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바 있다.
그러자 오마르 일가가 반발하는 등 탈레반 내부에 분열이 생겼고, 아프간 당국과 탈레반 사이 진행되던 평화회담도 차질이 생겼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내전은 15년째 지속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에 반대해 온 그를 ‘평화 협상의 결림돌’로 손꼽아 왔다.
지난해 12월에도 망수르의 사망설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아프간 당국은 만수르가 탈레반 지도부와 언쟁을 벌이다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지만, 탈레반 측은 아프간 당국의 주장을 즉각 부인하며 만수르의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한편 만수르 사망이 확인될 경우 탈레반의 입장 변화와 뒤이어 아프간 정부와 평화 협상이 재개될 수도 있어 아프간 내 국면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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