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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간 오바마 "살상무기 금수 전면 해제"

오바마-쩐다이꽝 정상회담

"中견제" 안보협력 대폭 강화

TPP 이행 방안도 협의

미국이 베트남 전쟁 종전 41년 만에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수출금지를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기간에 발표된 이번 조치로 양국은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안보협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바마 대통령과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하노이에서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수출금지를 해제하기로 했다”며 “이는 베트남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쩐다이꽝 국가주석도 “미국의 결정에 감사한다”며 “이번 합의는 양국 관계가 정상화됐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살상무기 수출금지 해제가 베트남의 중국 견제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의 중요성을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과 베트남의 이번 결정이 자국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은 베트남과의 외교관계를 이용해 아시아 지역 안보를 위협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남해함대는 지난 21일 서태평양 해상에서 실탄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맞춰 공개된 이번 훈련은 미국과 베트남을 향한 중국의 경고성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과 베트남 양국 정상은 경제협력 차원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이행 방안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TPP의 최대 수혜국으로 평가되는 베트남은 오는 7월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대선 정국에 접어든 미국에서 정치권의 반발로 조기 비준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베트남이 먼저 TPP를 비준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여론전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양국 기업들 간 대형 계약도 성사됐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은 베트남 저가 항공사인 비엣젯항공로부터 항공기 100대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번 계약 규모는 113억달러(약 13조3,600억원)에 달한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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