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의 미군기지가 이전한 자리에 조성될 ‘용산공원’ 개발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용산공원은 서울 여의도와 비슷한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국토부가 추진 중인 용산공원 조성안에 대해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3일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내고 “용산공원 조성이 국가적 사업인 만큼 적극 협조해왔지만 국토부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콘텐츠 선정안을 보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며 “충분한 논의를 통해 용산공원 콘텐츠 선정 및 조성계획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이날 국토부의 용산공원 내 콘텐츠 선정안에 대해 “공원 조성 기본이념과의 연계성은 모호하고 선정 과정은 형식적이며 정부부처 사업들로만 구성된 콘텐츠를 보며 공원에 대한 집단적 훼손을 걱정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특별법에 따른 공원 조성 사업인 만큼 서울시에 따로 허가권한이 없지만 지역 기반 의견을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진행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토부는 공청회를 통해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공원 남쪽 부지에는 국립과학문화관(미래창조과학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포함된 국립여성사박물관(여성가족부), 국립경찰박물관(경찰청), 아리랑무형유산센터(문화재청) 등 8개의 박물관과 공연·전시시설을 배치하기로 했다. 용산을 문화·공원·오피스가 어우러진 ‘서울의 맨해튼’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오는 6월 콘텐츠 선정안과 정비구역 변경안에 대한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7년까지 기본설계 및 용산공원 조성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2019년 착공해 2027년 공사를 마무리 짓게 된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4월29일 공청회는 용산공원 기본설계에 담을 외부 제안 콘텐츠 선정안을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며 “따라서 서울시가 제시한 기본이념과의 부조화, 형식적인 절차 이행, 부지 선점식 난개발 등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시가 제안한 부지 공동조사, 정보 공개 등의 사항에 대해서는 긴밀히 협력해 관련 절차 등을 통해 조사가 가능한 시기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유·권경원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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