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제1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주카 장관이 지난 3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물류 부문 자회사인 트란스페트로의 전 대표 세르지우 마샤두와 나눈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에 개입한 의혹을 제기했다. 두 사람은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현직 상원의원이기도 한 주카 장관은 당시 전화통화에서 부패수사가 PMDB는 물론 제1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도 위협할 것이라며 수사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카 장관은 부패 스캔들에 따른 출혈을 멈추고 수사에 제동을 걸려면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정부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두 사람의 전화통화는 하원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기 전이었다. 이는 결국 부패수사가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고 호세프 대통령의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탄핵정국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주카 장관은 변호인을 통해 “부패수사에 개입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보도 내용을 반박했으나 정치권과 여론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상원의원 신분으로 돌아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내각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으나 가능성은 크지 않다.
주카 장관의 전화통화 내용이 폭로되자 호세프 대통령이 속한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좌파 정당들은 일제히 “탄핵이 불법적으로 추진됐다는 증거”라면서 탄핵 추진 무효를 주장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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