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성 칭다오 인근 하이양의 타이거비치CC는 ‘중국 속 스코틀랜드’다. 전 세계 명물은 그대로 옮겨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대륙의 욕망은 골프코스도 예외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타이거비치는 대만 욱보그룹이 스코틀랜드의 바닷가 골프장인 링크스 코스를 구현한다는 발상으로 만들었다. 타이거비치는 인근의 황해와 바닷바람, 나무가 거의 없는 황량한 코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떼와 양치기, 곳곳에 입을 벌린 항아리형 벙커 등 링크스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 브리티시 오픈을 일곱 차례 개최한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링크스를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5번홀에는 커누스티가 아닌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8번홀의 ‘스윌컨 다리’를 빼닮은 다리가 있다. 스코틀랜드를 연상시킬 장치물로는 이만한 게 없었을 듯싶다.
6월부터 코스는 발톱을 드러낸다.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이 없어 양처럼 온순해 보이던 코스는 갈대가 자라나 험난한 시험장으로 변모한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갈대밭이라 타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갈대와 벙커를 피하면서 홀을 향해 나아가는 전략적인 플레이는 골프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며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한 듯한 기분을 제공한다. 중국 10대 골프장 단골 코스이고 65세 미만에는 카트가 제공되지 않는 도보전용 코스다. 칭다오 공항이나 옌타이 공항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린다. 골프트래블이 국내 예약대행을 맡는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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