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재무부는 영국이 유럽연합(EU)을 이탈하면 일반적인 연금 수급자의 재산이 1인당 3만2,000파운드(5,500만 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무부 분석에 따르면 브렉시트 투표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주식 시장이 흔들리고 연금 수급자의 주택 가치가 떨어질 수 있으며, 외국환 시장에서 파운드화가 싸게 팔려 물가가 오르고 연금 저축의 가치 또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효과로 65세 이상 노령자들이 보유한 재산과 연금 저축액의 가치가 평균 1만 8,000파운드(3,000만 원)씩 사라지고, 심각한 시장 충격이 발생하면 그 금액이 3만 2천 파운드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무부의 이러한 분석은 6월 23일 치러지는 브렉시트 찬반 투표를 앞두고 투표율이 높은 고령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 23일에도 ‘브렉시트의 단기적 영향 보고서’를 내놓고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국내총생산(GDP)과 일자리, 실질임금, 집값,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스본 장관은 “재무장관으로서 사람들의 일자리와 생계에 가장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든 것을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을 추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이런 전략을 두고 반대편에서는 ‘공포 프로젝트’라며 반발하고 있다. 브렉시트 지지자인 보수당 이언 덩컨 스미스 전 고용연금장관은 이를 두고 “정부가 연금 문제를 헐뜯으려는 완전히 터무니없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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