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은 일제히 의원총회를 열고 민생·경제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더민주는 부채 문제 해결을, 새누리당은 시장경제 효율성 강화를, 국민의당은 국민 삶 개선과 미래 계획 등을 20대 국회 과제로 제시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보다 정책 능력을 앞세워 수권 정당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며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 참석해 “총선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경제심판론으로 더민주가 1당의 자리에 올랐다”며 “정치 쟁점에 매몰되지 않고 민생에 충실하면 국민의 마음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가 미래에 절망하고 있는데 우리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는 이 자리에서 123억원어치의 부실채권을 탕감해 생계형 채무자 2,525명을 구제하는 부실채권 소각 행사를 벌였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여소야대란 황량한 풍경이 펼쳐졌지만 122명의 의원이 뭉치면 우리의 가치를 지킬 수 있다”며 “경제성장 동력을 깨뜨리는 야당의 포퓰리즘적 정치 공세를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시장경제가 효율적으로 공정하게 굴러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청년기본법을 비롯해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등 9개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정치를 바꿔라, 민생을 해결해달라, 미래 계획을 챙겨달라는 것이었다”며 “국가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일들을 최우선적으로 챙기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진영 논리를 넘어 정부여당에 협력하겠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두 야당은 국회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19대에서 통과된 상시청문회법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상당한 쟁점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고 천정배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이 여야 간 대결을 부추기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기존 자세를 고수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청와대 때리기에 동참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당이 무조건 따르는 방식의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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