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용문산 353고지를 지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천길(1927∼2013·사진) 육군 이등상사가 ‘6월의 호국인물’로 선정됐다. 1927년 3월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이 이등상사는 전쟁 발발 당시 6사단 제2연대 통신대 통신가설병으로 복무하고 있었다.
1951년 5월 전선의 요충지인 용문산 353고지를 지키던 제3대대는 중공군의 대규모 공격에 통신마저 끊겨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작전 지휘부도 제3대대의 상황을 파악할 길이 없자 최후의 방법으로 적진을 뚫고 통신병을 보내는 결사대를 조직하게 됐고 이 일등중사(당시 계급)와 노승호 하사가 여기에 자원했다. 적진으로 잠입해 절단된 통신선을 복구하는 임무였다.
당시 통신대장이 “고립상태에 빠져 있는 제3대대 전우들의 목숨을 구하고 353고지를 계속 확보할 수 있느냐는 두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하자 이들은 “죽음으로써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총탄과 포탄이 쉴 새 없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절단된 통신선을 찾아 연결에 성공했고 이는 전멸 위기에 있던 제3대대를 구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부는 그의 전공을 기려 1계급 특진과 함께 지난 1953년 화랑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전쟁기념관은 6월2일 오후2시 기념관 내 호국추모실에서 유족 및 육군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그를 기리는 현양 행사를 연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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