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브렉시트 투표에 거액을 베팅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1992년 조지 소로스가 베팅해 거액의 수익을 낸 파운드화 폭락사태 이후 최고의 도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헤지펀드들은 브렉시트 투표 당일 자체 출구조사 실시 후 파운드화 환율 등 투표 결과에 직접 영향을 받는 지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베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투표는 밤10시까지 이뤄지며 출구조사는 허용되지만 조사 결과 공표는 투표 마감 이후에 가능하다. 특히 영국 내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 여론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라 헤지펀드들의 승패는 자체 실시하는 출구조사의 정확성 여부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업체들은 금융권으로부터 몰려드는 출구조사 의뢰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여론조사원은 “다수의 헤지펀드와 은행들이 외부로 공표하지 않는 내부보고용 출구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출구조사 비용은 최저 50만파운드(약 8억7,000만원)에 달하지만 베팅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브렉시트 투표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파운드화는 사전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 브렉시트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파운드와는 강세를 띠고 있다. FT가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하는 비율이 46%로 탈퇴(40%)보다 높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기 꺼린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브렉시트 투표 당일 파운드화 파생상품에는 헤지펀드들이 여론조사 업체에 의뢰한 출구조사 결과가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며 “투표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면 당일 파운드화 파생상품의 움직임을 보면 된다”고 전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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