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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경쟁력 세계 꼴찌,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갈수록 뒷걸음질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올해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61개국 중 29위에 머물러 지난해보다 4계단이나 떨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을뿐더러 아시아 국가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저조한 성적표다.

IMD가 정부 부문을 제외하고 경제성과나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모든 분야에서 낙제점을 매긴 것은 우리 경제의 무기력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다. 물론 기업인의 설문조사를 통한 주관적 평가라는 정부 해명도 일견 타당한 측면이 있다. 가습기 사태와 구조조정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경영평가가 후퇴한 것도 이런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홍콩이나 스위스 등 상위권 국가들이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친기업 환경을 만들고 시장경쟁을 촉진해왔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쉽게 도외시할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국가경쟁력이 주저앉은 데는 낙후한 노동시장 탓이 크다.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는 1년 사이 35위에서 51위로 추락했고 숙련노동자 확보도 23위에서 48위로 주저앉았다. 지지부진한 노동시장 개혁이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입증된 셈이다. 노동개혁이 정부·정치권의 무능과 노동계의 독선에 막혀 무산되는 바람에 이런 참담한 결과를 빚은 것이다. 반면 노동개혁에 성공한 아일랜드와 네덜란드가 올해 10위권 이내로 껑충 뛰어오른 것은 우리에게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굳이 IMD의 권고가 아니더라도 노동시장 개혁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우리 경제에 발등의 불이 된 지 오래다. 정부는 20대 국회에서 노동개혁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현재의 여소야대(與小野大)구도에서는 기대난망이다. 대한상의는 20대 국회 개원에 맞춰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명확한 통상임금 범위를 정하고 파견법 개정을 서둘러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경쟁국들은 발 빠르게 구조개혁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우리만 낡은 노동시장에 안주한다면 경쟁력 회복의 꿈은 점점 멀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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