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가정과 산업현장 등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스 폭발사고의 경우 올해 들어서도 이틀에 한 번꼴로 발생했고 다른 안전사고와 달리 일단 터지면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2일 국민안전처의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가정과 산업현장 내 가스 폭발사고는 모두 74건이 발생해 6명이 숨지고 48명이 상처를 입었다. 하루걸러 가정이나 산업현장에서 각종 가스 폭발사고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가스 폭발사고는 모두 500여건에 달하고 이 사고로 20명이 죽고 460명이 다쳤다.
연도별로 보면 가스 폭발사고는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가스 사고는 일단 발생하면 각종 안전사고 가운데 상해율이 가장 높아 인명 및 재산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 들어 발생한 가스 폭발사고에 따른 건당 인명피해지수는 0.71로 집계됐다. 일단 폭발사고가 일어나면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확률이 70%를 넘는다는 얘기다. 안전처 관계자는 “가스 폭발은 각종 안전사고와 비교할 때 발생 건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일단 일어나면 그 피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가스 폭발은 이번 남양주 지하철 공사 사고처럼 붕괴는 물론이고 화상 등의 피해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남양주 사고에서도 사망자는 4명이지만 깊은 화상 등을 입은 중환자가 3명이나 더 있어 희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업현장 내 각종 안전수칙을 더욱 엄격히 관리하고 감독자와 근로자들이 이를 행동에 옮기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사고를 조사 중인 남양주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작업이 끝나면 공사현장에 있는 산소통과 가스통을 보관소로 옮기는 게 원칙인데 안 옮겼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밝혔다. 전날 치우지 않은 가스통에 연결된 호스가 바닥으로 내려와 있었는지, 이 때문에 가스가 장시간 누출된 것은 아닌지를 조사하겠다는 뜻이다. 공사장 안전관리 책임자나 근로자들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안전처는 당장 다음주부터 근로자 50인 이상 등 주요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안전관리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과 교수는 “이번 사고는 산업현장의 안전규정을 마련하는 것 못지않게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발생했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며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을 비롯해 특히 산업현장에 번거롭더라도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반드시 실천하는 문화를 조속히 정착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영일기자 han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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