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월드컵’이라 불리는 코파 아메리카에서 최다 우승팀은 15회의 우루과이다. 2011년 우루과이가 우승했고 직전 대회인 지난해는 칠레가 왕좌에 올랐다.
4년마다 개최되는 대회는 다음에는 2019년에 열려야 하지만 대회 100주년인 올해도 개최하고 2019년 대회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100주년을 맞아 참가국 수도 종전 12개에서 16개(북중미카리브연맹 소속 6개국 포함)로 늘렸다. 대회는 최초로 남미가 아닌 나라에서 펼쳐진다. 미국이 개최국이다. 4일 오전10시30분(한국시각) A조 미국과 콜롬비아의 개막전(샌타클래라)을 시작으로 24일간 계속된다.
7일엔 D조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빅매치가 예정돼있다. 지난해 대회 결승에 이은 리턴매치로 당시 홈팀 칠레가 0대0 뒤 승부차기로 우승했다.
◇메시냐 수아레스냐, 아니면 산체스냐=브라질의 약세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는 더 강해졌다. 바르셀로나에서 리그 8번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4번의 우승을 이끌어 소속팀에선 부러울 게 없는 메시는 그러나 대표팀에선 월드컵·코파 등 메이저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선 16강부터 결승까지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코파에선 지난해 결승 때 칠레의 질식수비에 발목 잡혔다. 첫 출전인 2007년엔 브라질과의 결승에서 0대3으로 완패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빠졌고 다른 주전들도 줄부상이라 이번 대회 전망은 어둡다. 차출 거부권을 가진 소속팀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를 코파와 8월 리우올림픽에 모두 내보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네이마르는 올림픽을 택했다. 브라질은 사상 첫 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안방에서 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메시로선 대표팀 징크스를 털어버릴 기회다. 메시에다 세르히오 아게로(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나폴리), 앙헬 디마리아(파리 생제르맹) 등을 보유한 아르헨티나는 23년 만의 패권 탈환을 노린다. 브라질월드컵 준우승의 아쉬움도 씻겠다는 각오다.
바르셀로나의 공격 삼각편대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중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가 메시의 대항마다. 수아레스는 2015-2016시즌 40골을 몰아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에 등극했다.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제3의 인물이 득점왕에 오르기는 7시즌 만이었다. 최근 입은 허벅지 근육 부상은 우루과이에는 큰 손실이다. 수아레스는 8강부터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별리그 동안은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가 수아레스의 몫까지 해줘야 한다. 지난해 칠레의 첫 우승을 이끈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 콜롬비아 하메스 로드리게스(레알 마드리드), 브라질 필리페 쿠티뉴(리버풀) 등도 코파를 빛낼 빅리그 스타들이다.
◇죽음의 조는 A조=A조가 가장 치열해 보인다.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미국, 파라과이가 같은 조다. 위르겐 클린스만 미국 감독은 지난 1년간의 부진을 안방에서 씻겠다며 벼르고 있지만 만만한 상대는 한 팀도 없다.
콜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4위이며 코스타리카(25위)는 브라질월드컵 8강 진출팀이다. 8강 신화 주역인 브라이언 루이스(스포르팅), 조엘 캠벨(아스널) 등이 여전히 막강 화력을 자랑한다. 2018러시아월드컵 예선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29위)은 팀 하워드 골키퍼와 저메인 존슨(이상 콜로라도), 클린트 뎀프시(시애틀) 등 30대 베테랑에 파비안 존슨(묀헨글라드바흐), 존 브룩스(베를린) 등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수비수의 조화를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레버쿠젠에서 부활한 멕시코 골잡이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 기적을 쓴 레스터시티의 주장 웨스 모건(자메이카)도 눈여겨볼 별들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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