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전형적인 사례다.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놓았지만 실천은커녕 꼼수를 부리다가 그룹이 공중 분해되고 국가 경제에 큰 상처를 남겼다. 버티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오판으로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신용등급이 추락하고 계열사 매각 등 자구노력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졌기 때문이다. 자구안이라는 게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시간벌기용에 불과했던 셈이다. 조 단위의 거창한 자구안이 흐지부지된 경우는 이외에도 많다.
그나마 조선업계는 2~3년 걸리는 자구안 실행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니 기대된다. 현대중공업은 당초 거론됐던 시기보다 1년가량 빠른 내년 말까지 자구안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한다. 자구안 실천에는 노조의 동참도 필수적이다. 인력감축에는 노조의 협조가 불가결하다. 그래야 자구노력에 속도가 붙고 회사도 회생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노사 한몸’이라는 동반자 의식이 절실한 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