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페루 대선 결선투표 결과 개표율 98.7% 현재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의 쿠친스키 후보가 50.17%, 후지모리(41) 민중권력당 후보가 49.83%를 기록했다.
페루 선거관리위원회는 해외부재자와 산간 오지 투표 결과를 집계하고 있으며 9일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페루의 성인 해외거주민은 80만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쿠친스키의 러닝메이트인 마르틴 비스카라 후보는 현지 언론에 “결과가 뒤집힐 수 없다”며 승리를 장담했으나 정작 쿠친스키 후보는 “결과가 나온 후에야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후지모리 후보 측도 패배 선언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개표방송을 지켜보다 선거캠프를 떠난 그는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아직 수건을 던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후지모리 후보는 아시아계로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첫 국가 수반에 오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일본 이민자 출신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페루의 경제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지만 장기독재를 도모하다 실각한 뒤 일본으로 도피했다. 이후 집권 연장을 위해 저지른 각종 권력형 비리와 선거부정 등이 속속 드러났으며 칠레로 우회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돼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후지모리 후보는 아버지에 대한 향수가 강한 산간 오지 지역에서 몰표가 나오면 막판 역전도 가능하다고 기대하고 있다. WSJ는 미주기구(OAS) 선거감시단을 인용해 “페루인들이 선거 결과를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OAS는 부정선거 방지를 위해 페루 선거과정을 감시 감독하고 있다. 당선자는 다음달 28일부터 5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두 후보는 ‘시장친화적 정책을 유지하고 범죄 및 부패를 근절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어 누가 당선되든 중도우파적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