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으로 24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해군·해병대 신속기동부대가 공식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실전 훈련을 펼쳤다.
해병대는 “신속기동부대가 이달 5∼11일 서해안 지역으로 전개하는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신속기동부대가 지난달 1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공식 지정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평택항 일대에 침투한 북한군이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테러를 시도하는 상황을 가정해 실전적으로 진행됐다. 훈련 첫날인 이달 5일 출동 명령을 접수한 신속기동부대는 즉시 위기조치기구를 설치하고 탄약 지급과 물자·장비 적재를 신속하게 완료함으로써 출전 태세를 갖췄다. 이어 5∼6일에는 신속기동부대의 대규모 이동이 이뤄졌다. 신속기동부대는 경북 포항에서 평택항까지 약 1,000㎞를 육상, 해상, 공중으로 이동했다. 신속기동부대의 이동에는 해군 상륙함과 공군 수송기, 차량이 투입됐다.
평택항에 도착한 신속기동부대는 국가 중요시설인 한국가스공사 평택 LNG(액화천연가스) 기지에서 테러 진압 훈련을 했다. 평택 LNG 기지는 한국 전체 LNG 공급량의 35%를 차지한다.
훈련은 테러리스트의 차량이 기지에 난입해 폭발물 설치를 시도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신속기동부대 수색팀, 헌병특경팀, 해군 2함대사령부 헌병특임대, 해군 특수부대(UDT)가 이를 진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헬기를 이용해 입체적인 테러 진압작전을 펼쳤고 해군과 해병대의 폭발물처리팀(EOD)는 가상의 폭발물을 안전 구역으로 옮겨 물대포를 이용해 제거했다. 해군·공군 작전사령부, 2함대사령부, 평택 해양경비안전서, 경찰서, 소방서도 훈련에 참가했다.
약 4,000명 규모의 연대급 부대인 신속기동부대는 지난 3월 초 편성됐다. 신속기동부대는 국방부와 합참의 공식 지정을 받기 전인 올해 3월에는 한미 양국 해군·해병대 연합훈련인 쌍룡훈련에 참가했다. 이어 육군 무열훈련과 몽골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연합훈련인 ‘칸퀘스트’ 연습에 참가해 임무 수행 능력을 검증했다.
해병대는 대대급 부대의 경우 24시간 안에, 연대급 부대는 48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으나 신속기동부대는 연대급 부대임에도 24시간 안에 출동할 수 있다. 신속기동부대는 전투 임무 외에도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 복구작업을 하며 재외국민 보호·철수작전도 수행한다.
신속기동부대는 서북도서를 비롯한 한반도 연안 지역에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출동해 위기를 종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유사시 북한 지역으로 전개해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도 있다./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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