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짜장면, 전주 비빔밥, 춘천 닭갈비 등 각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이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대변하는 메뉴는 없다. 이에 서울시가 직접 나서 시를 대표하는 음식을 정해 관광객의 지갑을 열게 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를 대표하는 음식을 추려 관광 자원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서울 대표 음식을 골라내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는 물론 ‘바이두’ 등 중국 포털사이트에도 등록할 방침이다.
지난해 ‘서울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을 여행하며 활동한 내용으로 ‘쇼핑(79.7%)’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것이 바로 ‘식도락 관광(57.5%)’이다. 다른 조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관광 콘텐츠 1위로 ‘음식(47.3%)’을 꼽은 바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이달 초 ‘서울 대표 음식 선정 자문위원’을 선정·위촉했다. 자문위원에는 학계·요리·관광·음식문헌 분야의 전문가 12명이 망라됐다. tvN ‘수요미식회’ 등으로 잘 알려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위원장을 맡았고, 중국인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중국 대사관 관계자도 위원에 포함시켰다. 위원회는 서울 대표 음식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후보를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열린 첫 회의에서 위원들은 ▲관광객이 좋아하는 관광자원으로의 음식 ▲서울의 정체성·문화·전통을 담고 있는 음식 ▲서울시민이 수긍할 수 있는 서민 중심의 음식 등의 선정 기준을 내놨다.
황교익 씨는 “서울 음식은 서민의 음식이지만 ‘조선 시대 한양’의 음식은 아니다”라며 “서울 음식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우리 국민이 보았을 때 자부심을 품고 수긍할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대사관 측은 삼계탕, 족발, 수제비처럼 관광객이 서울 방문 시 잊지 않고 찾는 음식을 예로 들었다. 시는 앞으로 선정된 음식에 대해서는 전문 번역업체에 의뢰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외국어 이름을 짓는 한편,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적극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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