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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며> 천천히 걸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자크 라카리에르 지음, 연암서가 펴냄





‘길을 걸으며’의 첫 장은 “나는 더도 덜도 아닌, 한낱 보행자일 뿐입니다”로 시작한다. 아르튀르 랭보가 1871년 8월28일 폴 드므니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를 인용한 것.

책은 저자 자크 라카리에르가 프랑스 보주 지역에서 코르비에르 지역까지 1,000㎞를 도보로 횡단한 ‘도보 여행자’의 일지와 같다. 라카리에르는 보행자의 적나라한 시선으로 세상의 베일을 벗기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계절, 곤충, 동물, 계곡, 절벽, 수문, 풍차, 길, 교회, 예수 수난상, 고인돌 외에도 기나 긴 여정에서 발견한 뜻밖의 보물들을 보여준다. 카페와 여인숙 주인들, 마을 사람들, 산림 감시원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는 프랑스 지역들의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리스와 근동 지역 이후 얼마나 큰 기쁨을 되찾았는지도 이야기한다. ‘길을 걸으며’는 세계 최초로 실크로드를 도보여행한 ‘나는 걷는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와 ‘걷기 예찬’과 ‘느리게 걷는 즐거움‘을 쓴 다비드 브르통에게 깊은 영감을 준 여행 문학의 고전이기도 하다. 1만5,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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