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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보고서 서울대 교수, 책임 일부 인정 '형사처벌 여부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로부터 돈을 받고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첫 재판에서 일부 책임을 인정한 가운데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지는 법적으로 다투겠다고 언급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 심리로 10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모 교수(56) 측 변호인은 “일부 엄밀하지 못한 실험의 문제에 대한 도의적 책임 등은 인정하나 형사처벌과는 다르며 법률적으로 따져볼 만하다”며 “일부 사실관계는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록 검토가 덜 돼서 확정적인 의견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혐의별 구체적 의견은 나중에 밝히기로 결정했다.

조 교수의 재판은 부패 전담 재판부에서 집중심리하게 된다. 재판부는 쟁점을 정리하고 2~3주에서 4주 정도 기간을 두고 열리던 공판기간도 줄여 증거조사와 증인신문을 빠르게 진행하게 될 예정.

재판부는 우선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마무리하고 7월8일 오후 3시에 첫 공판기일을 연다. 총 5회의 공판기일을 집중 진행한 뒤 8월30일에 변론을 모두 끝내기로 결정했다. 선고는 9월 중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교수는 이날 발언권을 얻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학자로서 엄격한 관리기준을 지켜야 함에도 그렇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며 “진실하게 재판에 임해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거짓 내용이 담긴 연구보고서를 만들고 옥시 측을 통해 수사기관에 유리한 증거로 내게 한 혐의(증거위조)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조 교수는 또 2011년 10~12월 연구용역비 외에 1200만원을 따로 챙긴 혐의(수뢰후부정처사)와 서울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물품대금 56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옥시는 2011년 11월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는 인체에 위해하다’고 발표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서울대·호서대에 실험을 맡긴 바 있다.

서울대는 “살균제에 노출된 임신한 쥐 15마리 중 새끼 13마리가 배 속에서 죽었다”는 결과를 제출했다. 이후 임신하지 않은 쥐를 대상으로 2차 실험을 한 뒤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냈고 옥시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2차 보고서만 검찰에 제출했다.

서울대는 사건이 불거지고 조 교수가 구속기소되자 지난 5월30일 조 교수를 직위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 등은 일단 재판진행 상황을 보고 결정할 방침.

한편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해 사망 등 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된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68) 등 6명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17일에 진행된다. 이 재판 역시 집중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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