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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재 확보 위한 역발상 '도요타 재택근무 혁명'

일본 도요타가 8월부터 전체 직원의 35%에 해당하는 사무직과 연구직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재택근무를 도입하기로 했다. 생산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이 주간에 2시간만 회사에 나오고 나머지는 집에서 근무한다는 파격적인 경영실험이다. 육아나 간병 문제로 마지못해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유능한 직원들을 붙잡아두겠다는 포석이다.

도요타 같은 글로벌 대기업에서 재택근무라는 낯선 제도를 선택한 것은 사회 통념을 깨뜨린 역발상이자 신선한 충격이다. 도요타는 유연한 근무 시스템으로 남성의 육아 참여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경단녀(경력단절 여성) 같은 여성들이 일하기 쉬운 기업환경을 만들겠다고 한다. 유능한 사원을 오래 일하게 해야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취지다. 물론 재택근무에 따른 도덕적 태만이나 보안 관리 등 난제도 적지 않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저출산 문제 같은 국가적 핵심과제를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거들고 나섰다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새삼 일깨워준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재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치열한 경영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은 실수를 많이 한 직원이 우대받도록 30년 만에 인사평가제를 뜯어고쳤다. 노동인구 감소시대를 맞아 창의적인 인재를 누가 더 오래, 충성심을 갖게 만드느냐에 기업의 존망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일부에서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 등 나름의 경영혁신을 도입하고 있지만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야근 공화국’으로 대변되는 낡은 권위주의 기업문화가 팽배한 탓이다. 세계 최장의 근무시간을 자랑하지만 생산성은 주요 선진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러니 대기업 신입사원들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해 퇴사하는 사례가 속출하게 마련이다. 우리 기업들도 인재가 없다고 탄식만 할 게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얼마 전 한국을 찾은 제프리 이멀트 GE 회장은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업은 실패한다”고 설파했다. 저생산성의 덫에 빠져 있는 한국 기업들을 겨냥한 따끔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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