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첫 언더파 쳤네요.”
10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 1라운드를 마친 허윤경(26·SBI저축은행)이 모처럼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었다. 허윤경은 제주 엘리시안CC(파72·6,478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6위에 자리를 잡았다.
허윤경은 지난 2013년 첫 승을 거두고 2014년에 서울경제 레이디스클래식 등 2승을 보태며 미녀 스타로 떠올랐다. 2014년에는 상금 랭킹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왼쪽 무릎에 물이 고이는 부상으로 부진에 빠졌고 8월 중순 시즌을 접어야 했다. 이후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지난달 9개월 만에 투어에 복귀했으나 샷이 금세 따라주지는 않았다. 출전한 4개 스트로크플레이 대회에서 모두 컷오프됐고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는 2회전에서 탈락했다.
복귀 후 여섯 번째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시즌 첫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는 허윤경은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해 복귀에 앞서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쉬는 동안 경기 중계를 보면서 ‘내가 저기 있었나, 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신인을 비롯한 다양한 선수들이 우승하는 모습에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통증이 없어서 컨디션은 예전의 90% 정도 회복됐다”는 그는 “지난주부터 샷과 퍼트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이번 대회 들어와 많이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이날 허윤경은 그린을 두 차례만 놓쳤고 퍼트도 28개로 끝냈다.
첫날 선두 자리는 김지현(25·롯데)과 신인 이다연(19)이 꿰찼다. 둘은 나란히 8언더파 64타로 2011년 이미림이 작성한 코스레코드와 타이를 이뤘다. 시즌 상금 2위를 달리는 장수연(22·롯데)이 1타 차 3위(7언더파)로 추격했다. 상금 1위 박성현(23·넵스)은 두 차례 OB(아웃오브바운즈)를 내 더블보기 2개를 적어내고도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경기 초반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 OB가 났지만 샷 감각이 아주 좋다. 계속 공격적인 플레이로 타수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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