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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투자 '큰손' 日기업 좌불안석

"브렉시트 현실화땐 EU 공략 차질 불가피"

오는 23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Brexit) 투표가 임박하면서 영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좌불안석이다. 일본은 비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영국에 많은 투자를 해온 나라로 대부분의 기업이 EU 진출의 교두보이자 EU 내 본사로서 영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EU 전략 전반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일본 기업들은 물론 정부도 앞장서 영국의 EU 잔류를 적극 촉구하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9일(현지시간) 영국 북부 뉴턴에이클리프에 위치한 히타치제작소의 철도차량 공장을 시찰했다. 이 공장은 일본 전자기기 제조업체인 히타치제작소가 지난해 9월 8,200만파운드(약 1,400억원)을 들여 지은 공장으로 이 지역 고용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이곳에서 “일본 기업의 투자는 영국에 매우 중요한 공헌을 해 왔다”며 영국의 EU 잔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가 일자리 보존을 위한 다국적기업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히타치 공장을 찾은 것은 이곳이 불과 9개월 전에 설립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국에서 일본 기업의 투자가 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일본무역진흥기구 자료를 인용해 영국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총투자 규모가 590억달러이며 히타치 등 1,300개에 달하는 일본 기업들이 영국에서 창출한 고용도 14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왕성한 일본의 대영 투자는 대부분 EU 시장 진출의 징검다리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기 때문에 브렉시트는 일본 기업 입장에서 수십년 동안 이어온 EU 전략의 좌초이자 향후 투자전략 변화를 의미한다. 다이와종합연구소의 야마자키 가즈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이 EU를 이탈한다면 영국에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기업들은 유럽 내 다른 거점을 두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제조업체의 영국 거점은 대부분 EU 수출기지 역할을 하는 만큼 EU 이탈로 무역에 관세가 발생하면 영국에 추가 투자를 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부 선덜랜드에 위치한 닛산 공장은 생산물량의 70~80%를, 혼다의 남부 스윈던 공장은 90%를 EU로 수출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의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은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여러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공동으로 보낸 서한에서 “EU 가입이 우리가 영국을 선택한 큰 이유”라며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앞으로의 투자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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