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국부펀드들이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 추세로 금융투자 수익이 감소하자 부동산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총 8조달러(약 9,382조4,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주요 77개 국부펀드가 지난해 부동산 투자 비중을 29%로 확대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약 10%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FT는 “부동산에 대한 국부펀드들의 이 같은 관심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이들이 세계 각지의 빌딩과 고급주택들을 매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노르웨이국부펀드(GPFG)다. FT에 따르면 GPFG는 지난 3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올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비중을 지난해보다 약 2배 늘린 415억달러(약 48조6,712억원)로 설정했다. 또 내년까지 부동산 투자 관련 인력을 104명에서 200명으로 늘린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초저금리 현상이 국부펀드들의 부동산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부펀드연구소(SWFI)의 마이클 마두엘 대표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면서 채권시장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커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부펀드들은 부동산 투자로 수익률을 높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 국부펀드 관계자는 FT에 “수익성을 좇는 펀드 입장에서 돈이 되지 않는 금융시장보다는 부동산 시장이 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밝혔다.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에 따르면 GPFG가 지난해 부동산 투자로 올린 수익률은 약 10%로 국부펀드들의 평균 수익률 4.1%와 비교했을 때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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