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여성의원이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에 오른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당 내 공격수로 활약하던 김 의원이 위원장을 맡음에 따라 선진화법 내에서 정부와 여당의 목소리가 주도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던 예산안 심사 과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 인사를 통해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예결위원장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어깨가 무겁다”며 “민생 복지 예산을 중점 지원하겠다. 우리 청년들의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예산 심사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지방 자치가 흔들림에 따라 지방재정 지원 대책 또한 마련하겠다”며 “부자감세 고수와 세입확충 없는 재정운용으로 나라곳간이 비어가고 있지만 재정건전성 확보와 나라재정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인세 인상과 지방재정의 자율권 등 여권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부분들을 언급하며 야당 출신 예결위원장으로서 세법 심사의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특히 김 의원은 매년 예산 심사 과정에서 여야 간 대치를 벌이는 누리과정 문제에 대해서 “내년 예산안에 누리과정 문제를 종결시킬 수 있는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여당과 야당이 합의할 수 있도록 서로가 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예결위원장을 더민주 출신 김 의원이 맡음에 따라 예산 심사 관행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국회 선진화법 조항에 따라 12월 2일 정부의 예산안이 자동 부의 돼 야당은 여당에 끌려가기 일쑤였다. 김 의원은 “여소야대 국면에선 자동 부의 된 정부의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번 예산 심사 과정에서는 협치가 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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