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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기침체 속 평당 분양가 5,000만원 정상인가

지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유일하게 호황인 곳은 수도권, 특히 강남이다. 13일자 서울경제신문을 보면 서울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4,500만원, 일부 테라스 형태의 가구는 5,000만원 안팎에서 정해져 서울 아파트 분양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인 한 명이 누우면 딱 맞을 면적 값이 5,000만원이나 한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의 매매호가도 끝없이 치솟고 있다. 강남구 개포지구의 최대 단지인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35.87㎡는 4월 7억6,000만원에서 현재 8억5,000만원으로 9,000만원이 올랐다. 요즘 강남 아파트는 자고 나면 1,000만원씩 뛴다는 얘기가 허풍으로 들리지 않는다.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멈춰 온 세상이 쥐죽은 듯 조용한데 수도권 부동산 시장만 활황을 넘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수도권 부동산을 그나마 수익을 낼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한 것은 그런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가계부채는 지난 한 해 120조원이 늘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4%로 18개 신흥국 중 1위를 차지했다. 가계부채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탓이다. 정부도 이를 고려해 5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를 전국으로 확대했지만 정작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집단대출에는 적용하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금리 인하는 필연적으로 대출증가를 부른다. 이러다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우리도 다시 금리를 올리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정부는 세심하고 신중하게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자칫 부동산 거품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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