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전당대회 날짜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8월9일로 정하자 당내 반발이 쏟아졌다. 당내에서는 전대가 리우 올림픽과 겹칠 경우 흥행몰이에 실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정권 재창출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발언까지 쏟아냈다.
하태경 의원은 14일 당 원내대표회의에 참석해 전대 시기를 7월로 앞당기자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리우 올림픽 개최일(8월5일)부터 전대까지 메달이 23개나 걸려 있다”며 “전대 직후 일주일은 새 당 대표의 골든타임인데 9일 전대는 정권 재창출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혁신비상대책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나는 전대를 (올림픽이 끝난 뒤인) 8월30일에 하자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혁신비대위원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혁신비대위가 친박계의 압박으로 전대 시기를 8월9일로 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권은 현재 구도에서 친박계가 유리하지만 전대에서 ‘친박 책임론’이 불거져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경우 선거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이 적은 리우 올림픽 때와 맞물려 전대를 열면 비난 여론을 피해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이에 대해 “친박계가 빨리하자고 했다는 것은 소설”이라며 “오히려 비주류(비박계)가 8월9일 전대 얘기를 더 많이 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어 “여름 휴가철 때 올림픽이 끼어 있어 흥행은 물론 투표율 자체가 떨어진다”며 “7월 말이나 8월 말에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혁신비대위는 이날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대 개최 시기를 기존 8월9일로 유지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혁신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대 시기는)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 (혁신비대위에서) 바꾸기 어렵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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