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A공인 관계자는 “금리 인하 때문에 미치겠다. 앉은 자리에서 몇 천 뛰어도 계약한다”며 금리 인하 이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금리 인하 이후 월요일부터 투자자들의 문의 전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반응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서울 강남 3구 주택의 월별 평균 거래가와 거래량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들 3곳 재건축 등 주택시장에 상반기에 유입된 자금만 10조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더 많은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앉은 자리에서 수천만원 뛰어도 매수”=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 값은 강남 개포, 압구정, 송파 잠실 등을 가리지 않고 치솟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 104㎡는 현재 14억5,000만원에서 15억원에 호가가 불리고 있다. 이는 지난 2006년 기록한 최고 실거래가인 14억원을 10년 만에 넘어선 가격이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0차 전용 108㎡도 5월 14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현재 16억원에 매물이 출시되고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는 “2주 만에 호가가 최대 1억원 올랐는데도 물건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강남 재건축 호황에 기준금리 인하가 겹치면서 매수세가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들어 이미 너무 많이 뛰었는데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연말까지도 떨어질 기미는 안 보인다”고 말했다.
◇장타족과 단타족 가리지 않고 유입=예금 금리가 사실상 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강남 재건축 시장에 장기는 물론 단기 투자자금이 쏠리고 있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은행에 예치했던 자금을 이전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새로 유입되는 ‘안정 추구형 장타족’과 기존 ‘투기성 단타족’이 섞이면서 가격을 끌어올리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열기가 진정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가격이 단기간에 오르면 거품 논란은 항상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현재가 최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거래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열기가 지속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은 “단타 세력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단기간에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며 “천천히 올라가야 시장에서 소화되는데 급격하게 올라버리면 부작용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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