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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정규직·비정규직 전면 실태조사해야"

원내대책회의

정규직 과보호로 차별 커져

환노위 중심 적극 논의 필요

새누리당 정진석(왼쪽 두번째) 원내대표와 민경욱 원내대변인이 지난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과 비박 사이에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귀족·강성노조 문제를 정면으로 들고 나왔다. 귀족·강성노조가 자신들의 기득권만 지키려 하다 보니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은 더 커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조가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6월 임시국회가 시작하는 대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심각한 차별구조를 시정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일자리 생태계가 정규직·비정규직으로 구분된 실태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최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바라보는 제 시각은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철통 같은 과보호가 비정규직 노동자 착취로 귀결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최우선 민생현안’으로 규정한 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도 회의에서 “우리 노동계가 양반 노동자와 상놈 노동자로 양분돼 있다”면서 “양반·상놈 노동자로 구분된 신계급 사회, 조선시대와 같은 계급제도를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국적으로 (서울메트로처럼) 공공기관에서 퇴직한 사람이 하청업체에서 귀족노동자로 있는 실태가 어떤지,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와 같은 사례가 어떤지 등을 조사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에 정식 요청할 것”이라면서 “어느 정도 현실이 파악되면 정규직·비정규직 실태와 하청 문제 등도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가 자신들의 이익보호에만 매몰되다 보니 (구의역 사고처럼) 비정규직인 김군과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강성노조가 있는 공기업의 퇴직자들이 하청업체에 낙하산으로 내려가 있는 실태를 전수조사한 다음 어떻게 풀어야 할지 해결책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이너서클화돼버린 정규직 노조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가 귀족·강성노조 문제를 정면으로 들고 나온 것은 이미 사회적으로 이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데다 노동 양극화 문제를 이슈화해 서민층 여론 지지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 원내대표와 갈등을 빚었던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교체로 청와대가 정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 원내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역점 과제인 노동개혁 입법의 추동력을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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