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이라는 것을 사회에서 완전히 퇴치하지 못한다면 부작용 최소화에 더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불법도박 근절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사행산업 규제 개선 콘퍼런스’ 기조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행사에는 강원랜드와 함께 한국마사회·국민체육진흥공단이 참여했다.
국내 유일의 오픈카지노(내외국인 모두 이용 가능한 카지노)인 강원랜드 대표인 그는 불법도박 확산과정을 ‘풍선효과’에 비유했다. 즉 풍선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불법도박 확장을 초래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사행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은 영업활동 규제보다 사행산업을 합리화하는 원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예를 들어 “경마의 경우 축산업 발전, 강원랜드의 경우 폐광지역의 경제진흥, 경륜은 스포츠를 통한 삶의 질 향상 등에 수익금이 제대로 투자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의 가장 큰 불만은 사행산업 매출총량 규제다. 정부가 사행산업을 국내총생산(GDP)의 0.54% 수준으로 억제한다면서 영업활동에 각종 제한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금액으로는 8조4,740억원이다. 이와 관련해 같은 시기 국내 7대 사행산업 매출은 8조8,046억원이었다. 7대 합법 사행산업은 카지노·경마·경륜·경정·복권·스포츠토토·소싸움이다. 반면 불법 도박시장은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을 포함해 연간 100조~160조원(2014년 기준)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다.
함 대표는 “사행산업건전화 정책의 기조와 노력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재점검해볼 당위성이 보이는 이유”라며 사행산업 정책 재검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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