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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 피의자 공개 체크리스트로 가려낸다

경찰 범죄유형별 37~40개 항목 마련

신상공개는 지방청 단위에서 결정

정신질환 피의자 신상공개는 신중하게 검토

가족 등 주변인물 신상정보 공개하면 형사처벌 방침

경찰이 강력범죄자의 신상 공개 여부 결정을 지방경찰청에서 체크리스트를 통한 구체적 기준에 의해 판별하도록 했다.

경찰청은 살인·약취유인·인신매매·강간·강제추행·강도·조직폭력 등 특정강력범죄로 규정된 범죄 피의자의 얼굴 등 신상공개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피의자 신상공개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다만, 사회적 파장이 크고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 한정해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라 신상공개가 가능하다. 특강법은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과 피의자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닌 경우 등 4가지 조건을 충족할 경우를 한정해 얼굴, 이름, 나이 등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그간 이 법률을 적용해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더라도 공개기준이 일정치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즉,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김모(34)씨에 대해서는 정신병력을 이유로 신상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부도 살인사건 피의자 조모(30)씨에 대해서는 신상 공개하는 등 경찰이 오락가락 행보를 밟는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던 것이다. 이에 지난 5월 9일 강신명 경찰청장은 신상공개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 경찰이 내놓은 지침을 보면 우선 피의자 신상 공개 여부는 지방청 신상공개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위원회는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이 중 3명 이상은 반드시 외부전문가여야 한다. 과거 일선 경찰서 단위에서 5명의 내부위원으로 꾸려진 위원회와 차이를 보인다.

또 경찰에서 마련한 체크리스트를 참조해 공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체크리스트는 범죄유형별로 37~40개 항목을 제시했다. 가령, 특강법에 규정된 범행의 ‘잔인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체훼손, 범행 동기, 상습성 등 13~16개 항목을 살펴보도록 하는 방식이다.



공개시기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 이후가 원칙이다. 피의사실에 대한 법원의 1차 판단이 나온 이후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다만,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면 구속영장 발부 전이라도 공개 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방침이다.

공개결정이 나면 피의자가 현장검증 등을 위해 경찰관서 이동 시 얼굴이 공개된다. 필요하면 포토라인도 설정한다.

다만, 정신질환을 앓는 피의자의 얼굴 공개는 신중히 할 방침이다. 또 신상을 공개했을 때 피의자 가족이나 주변인에게 2차 피해가 갈 우려가 있는 경우, 아동학대 범죄나 성폭력범죄 등 특례법상 제한 규정이 있는 범죄 피의자의 경우 신상 공개를 제한할 수 있다. 아울러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해킹하거나 가족 등 주변 인물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형사처벌이 될 수 있음을 사전 공지할 예정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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