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20대 남성이 경찰관 부부를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SNS에 올린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는 프랑스 국적 용의자 라로시 아발라(25)가 파리에서 50㎞ 떨어진 마냥빌에 있는 경찰관 자택에서 경찰관 부부를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숨진 남성(42)은 파리 외곽 레뮈로에서 근무하는 경찰 간부이며, 그의 부인(36)도 역시 경찰관이다. 아발라는 이날 오후 9시께 사복 차림의 경찰 간부를 집 밖에서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집 안에 있던 경찰관 부인과 3세 아들을 인질로 잡았다. 그가 인질극 도중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다는 진술도 나왔다.
아발라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살해 현장을 담은 약 13분15초가량의 동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또 페이스북에 “아이가 그(숨진 아버지)의 뒤 소파 위에 있다. 아직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출동한 대테러 부대 RAID 소속 경찰은 진압 작전에서 용의자 아발라를 살해했으며 여성의 시신도 집 안에서 발견됐다. 3세 아들은 충격을 받았지만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페이스북은 숨진 용의자의 계정을 즉각 폐쇄했다.
숨진 아발라는 파키스탄에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를 보내는 데 관여한 혐의로 2013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프랑수아 몰랭스 파리 검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아발라가 경찰 대치 과정에서 ‘이슬람 비신자 가족을 살해하라는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지령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경찰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올랑드 대통령은 “이 사건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테러 행위”라면서 “프랑스는 큰 테러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테러를 예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IS에 충성을 서약한 테러범의 무차별 총격으로 49명이 숨진 미국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을 거론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은 한 국가만 해서는 되지 않고 우리가 함께 나서야 한다”며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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