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도청 사건 보도 주역인 워싱턴포스트(WP)의 대기자 밥 우드워드(73·사진)가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WP 취재 금지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우드워드 대기자는 14일(현지시간) NBC 뉴스 인터뷰에서 “WP의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에도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보다) 훨씬 약한 보복조치를 취했다”면서 “적어도 WP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백악관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 취재에서 배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WP 보도로 하야하게 된 닉슨 전 대통령마저도 자사의 취재를 원천 봉쇄하지는 않았는데 트럼프는 그보다 훨씬 약한 사안에도 언론의 자유를 부정하고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는 논리다.
트럼프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WP의 제목은 잘못됐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선거운동에 대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정확한 보도에 근거해 앞으로 ‘부정직한 거짓(phony) 언론’ WP의 출입증(자격)을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사상 최악의 올랜도 테러에도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상당수 사람은 오바마 대통령이 그것(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해 알기를 원치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종의 음모론을 폈고, 이에 WP는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이 올랜도 테러와 연관돼 있음을 시사했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는 15일 CNN 방송 인터뷰에서 “언론을 존중하지만 잘못된 거짓 기사를 쓰고도 수정 요구를 거부하면 그들은 더 이상 (내 유세 현장에) 올 수 없다”면서도 “(다만) 대선유세 취재와 백악관은 다르다. 내가 미국을 대표하게 된다면 그렇게(WP 취재금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짝 물러섰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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