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도심 놀이터에서 고등학생 28명이 뒤엉켜 패싸움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충남 논산경찰서는 상호 간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공주의 한 고교 2학년 A(17)군 등 28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논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마주친 이들은 서로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으나 주변의 만류로 싸움을 벌이지는 않았다. 각각 공주와 논산으로 돌아간 이들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전화통화를 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이들은 다음날 오전 4시 논산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놀이터에서 만났다.
A군 일행은 선후배들에게 “도와달라”고 했고, B군 일행도 친구들에게 “모이라”고 집결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이렇게 모인 28명의 고교생들은 서로 뒤엉켜 패싸움을 벌였다. 이들의 싸움은 주민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끝났다. 일부 학생은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현장에는 공주지역 3개 고교 11명, 논산지역 4개 고교 17명의 재학생과 졸업생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학생들이 모두 싸움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싸움 가담 여부 등을 조사해 처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학교는 사건이 발생 후 열흘 동안 교육청에 보고조차 하지 않아 사건을 숨긴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됐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에서 진상 조사를 진행하느라 보고가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수사와 별도로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그에 따른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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