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위치한 신발 제조업체 튜브락(tublock)은 최근 6개월에 걸쳐 자체 개발한 공법으로 만든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11년 신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튜브락은 차별화된 특허기술과 천연 소재를 사용한 기능성 수제화로 매니아층을 형성해 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스톤’과 ‘워너비’ 등 50여종의 자체 개발 제품을 생산·판매해 1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 수출을 포함해 전년 대비 60% 늘어난 2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았다.
이상도 튜브락 대표는 “첫 기능성 신발을 개발하는데 1년 6개월 정도 걸렸으나 점차 신기술 개발 기간이 줄어 현재 추진 중인 기술은 6개월 가량 걸렸다”며 “기술력을 토대로 일본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사 설립과 수출 계약 등 다양한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산의 영세 신발업체들도 판로 개척 등 성장엔진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구겨 신어도 자동 복원되는 기능을 갖춘 고급 수제화 ‘엘비라(ELVIRA)’를 비롯해 캐릭터의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아동 신발인 씨엔케이무역의 ‘부기베어(Boogi Bear)’, 에이로(A-ro)의 안전장화 등 각 브랜드마다 특유의 기술을 접목해 기존 신발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것.
경기 침체의 여파로 부산지역 주요 제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10여년 전 사양산업으로 불리던 부산 신발산업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특히 10인 미만 업체가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신발 산업의 특성상 이 같은 영세 업체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19일 부산경제진흥원 경제동향분석센터에 따르면 부산 신발제조업 출하액은 2008년 6,000억원에서 2014년 9,400억원으로 7.7% 증가했다. 이는 전국의 신발제조업 연평균 성장률 2.0%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부가가치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2,200억원에서 2014년 3,600억원으로 8.5% 증가해 전국 연평균 증가율 0.2%를 훨씬 웃돈다.
부산지역 신발제조업의 매출 성장세는 지난 1·4분기 3.2% 증가에 이어 2·4분기에도 7.9% 증가할 것으로 점쳐져 지역 업종 중 유일하게 안정된 업황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부산 신발산업이 약진하고 있는 것은 부산시가 지역 전략사업으로 선정해 업체의 연구개발(R&D)·자금·기술·마케팅을 등 적극 지원한 게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또 민간기업 역시 첨단기술력 개발에 사력을 다하면서 신발의 고품질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앞으로 신발과 관련한 공장·소재·디자인 및 유통기업들을 한 곳에 모은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와 중소 신발기업의 마케팅 전초기지 역할을 할 ‘K-슈즈 비즈센터’ 등이 들어서면 지역 신발산업이 상승가도를 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엽 경제동향분석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부산 신발산업이 과거 저생산성·저부가가치 산업에서 서서히 탈피하고 있는 것은 기능성 신발시장의 성장과 기술경쟁력 우위 지속,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신발산업 육성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앞으로 제2의 신발산업 부흥기를 맞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과의 융·복합화 등 신발산업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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